본문 바로가기
2016 아프리카

빈트후크에서 리빙스톤 인터케이프버스 후기

by 일리. 2016. 11. 15.



11.9 PM 2:00 - 11.10 PM 12:30






 
나미비아 빈트후크에서 리빙스턴으로 향하는 인터케이프버스. 그 유명한 버스! 22시간 버스라니, 그래 언제 이런 경험을 해봐. 사실 내심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. 그러나 버스에 오르자마자 나는 이것이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절감했다. 30분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차를 세우고 짐을 내리고 히치하이킹을 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. 앞 좌석의 승객들이 의자를 뒤로 양껏 젖히고 나서부터는 시간을 여행하고 싶어졌다. 과거로 돌아가 내 멱살을 잡고 싶어졌다.





좁다, 너무 좁다. 우리나라의 고속버스를 떠올리면 딱이다. 딱 그 수준이다. 10시간 이상을 가는 버스치고는 앞뒤 간격이 참 좁다. 키 180대는 결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. (내 키는 168이고 위 사진은 한껏 등받이에 궁둥이를 붙인 정자세로 찍은 사진임이 틀림없다)


잠이라도 푹 잔다면 좋으련만 좌석 간격은 좁고 버스는 대략 3시간에 한 번씩 정류소인지 휴게소인지 주유소인지 모를 곳에 정차하며 실내등을 켠다. 그런 곳에서 중간중간 승객이 내리고 탔다. 그 때문에 막연히 고요하고 어두운 버스를 기대하기란 어렵다. 나에겐 아프리카 여행 중 가장 난코스였다. 그 더운 세스리엠보다 더. 더. 더. 난 이 인터케이프 메인 라이너 버스를 경험한 후 귀국할 때 13시간의 비행기 이코노미석이 아주 편안하게 느껴졌다.


물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 누군가에겐 인터케이프 메인 라이너 버스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. 내 개인적으로 견디기 어려웠던 조건을 나열하니 그것이 마음에 걸린다면 다른 교통수단을 고려하길.


1. 좁은 의자 간격
2. 갈수록 짙어지는 버스 안 화장실 냄새(굉장히 역하다)
3 누군가의 체취, 땀 냄새(한국에서와 차원이 다르다)
4 잠비아 국경을 지난 후 만나게 되는 땜빵이 가득한 어설픈 타르 도로, 비포장도로.




*잠비아 리빙스턴에 들어선 후 차는 곧바로 빅폴을 향해 간다. 사실 버스노선이 빅트리가 있는 리빙스턴 시내 중심가를 지나기 때문에 시내와 가까운 빅트리에 먼저 내려줄 줄 알았지만 빅폴이 먼저였다. 빅폴에서 내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인이었고 나를 포함한 관광객들 대부분은 리빙스턴에서 내렸다. 아마도 거꾸로 빈트후크로 내려가는 버스의 편의를 위해서인 듯 추측해본다.


*중간중간 서는 정류소의 화장실은 유료이다. 2ND였음. 어설프게 남은 동전을 써버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.


*국경을 넘을 때 비자피 거스름돈에 대해 걱정했으나 잘 거슬러준다.


*나의 경우 짐 검사나 열 체크도 없었다.